2026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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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참 신기하다. 오른쪽 천장관절, 고관절 통증이 있어서 하지의 핸즈온을 받고 통증도 줄어들었지만 새로운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른쪽과 왼쪽 골반이 구조적으로 수평하지 않은 것이 느껴졌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1cm정도가 더 큰데 그건 오른발이 왼발보다 좀더 퍼져 있는 평발이기 때문이다. 그건 발 측정을 하다가 알게 된 것인데, 며칠전까진 머리로만 알고 있는 하나의 정보일 뿐이었다. 서서 가만히 다리 구석 구석을 느껴보니 오른발과 왼발의 아치 차이가 선명하게 느껴지면서 애초에 왼고관절과 오른고관절의 높낮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게 느껴진 후로는 꽤 괴로웠다. 걸을 때마다 왼발에서 오른발로 무게를 옮겨실을 때 바닥으로 주저 앉는 듯한 덜커덕거리는 감각이 시끄럽게 울려퍼졌던 거다. 꼭 목발이라도 짚은 사람처럼 양다리가 너무 큰 차이가 있다고 느껴져서 계속 맞추려고 노력하게 됐다. 물론 그런 노력은 무릎과 발목의 기묘한 통증으로 이어져 이내 그만두고 말았지만, 걸으면서 내 몸이라는 세상에 빠져 있느라 주변의 나무와 풍경이 의식되지 않았다.
"와, 이 멋진 하늘을 봐봐!"
'지금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구! 괴롭다구 ㅠㅠ'
지난 세션에서는 쉽게 왼쪽 골반은 전방경사되어 있고 오른골반은 후방경사 되어 있는(전반적으로는 양골반 다 후방경사되어 있지만)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느끼고, 서서 몇 가지를 탐색해봤다. 가만히 서서 왼쪽 어깨 너머로 왼쪽 뒤편의 벽을 바라보고, 오른쪽 어깨 너머로 오른 뒤편의 벽을 바라보기를 반복했다. 저런 골반의 패턴이 있는 경우 서서 로테이션을 할 때 양쪽에서 골반 반응이 매우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나는 왼쪽으로 돌 때도 왼쪽발에, 오른쪽으로 돌 때도 왼쪽발에 의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무게중심을 요리조리 옮겨가며 탐색하다보니 점점 불잡고 있던 곳들이 힘이 놓여지면서 골반이 비슷하게 움직여졌다.
그렇게 발의 무게중심 등 다리를 느끼다보니, 가만히 서 있을 때 왼쪽 몸통은 다리에서 머리까지 무게가 착착 받아진다면, 오른쪽 몸통은 중간에 끊어지는 것 같은 감각을 포착했다. 오, 몸통이 특이하게 쌓여 있잖아. 앉아 있을 때는 더 강하잖아? 몸통을 세개의 레고블락으로 표현한다면 젠가 게임이라도 하듯, 가운데 블락만 오른쪽으로 바깥쪽으로 빗겨가서 놓여있는 것이다!
오른 천장관절과 장요근, 고관절의 통증이 단순히 하지의 쓰임이나 구조적 특성에서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정말로 내가 갖고 있는 이 독특한 오른쪽 몸통의 여러 감각들이 단순히 무엇 하나가 아니고 몸 전체의 기능적 패턴과 구조적 특성에 전반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몸으로 배우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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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온을 받았다. 뭘 알아차렸나 여쭤보시길래 몸통이 어슷하게 놓여 있는 이 느낌을 토로했더니 선생님이 일단 측굴과 관련한 움직임을 하고, 이어서 오른쪽 흉추를 다뤄보자고 하셨다.
내가 몸 작업을 할 때도 멤버들의 몸을 보면 모두가 다 각양각색이다. 텍스트북에서 본 것처럼 몸이 단순하게 한쪽 방향으로 틀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내 몸도 마찬가지인데, 척추가 기본적으로 머리와 골반의 관계를 두고 봤을 때는 오른편에서 서로 가까워지는 것이 편안하다. 그런데 흉추쪽의 몸통만 두고 본다면 왼쪽 측굴이 더 부드럽고 편안하다. 밸밸 꼬여 있다고 해야할까나. 한쪽으로 측굴하다가 또 반대로 하다가 위에는 또 반대로 하는 식으로 아주 지능적으로(?) 변형되어 있다. 몸이 참 요리조리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써온 것이 느껴진다.
오른쪽 흉추와 관련해서는 날개뼈와 척추 사이, 척추와 골반, 날개뼈와 골반, 고개 움직임 등 다양한 관계를 이어붙여가며 탐색했는데, 그렇게 흉추가 긴지, 내 윗등이 이렇게 넓은지, 척추와 날개뼈 사이 공간이 이렇게 큰지 처음 알았다. 바닥에 누웠을 때 오른쪽면에 꺾여 있던 숨의 길이 좀더 직선으로 곧아진 것이 느껴졌고 앉았을 때도 오른 갈비뼈가 바닥으로 끌어내려지면서 뭔가 바닥에 들고 있던 것을 놓은 느낌이 들었다. 몸의 오른편이 바닥으로 슥 내려앉은 느낌이 아주 생소했다.
그런데 집에 오는 길에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이 시작됐다. 버스에서 엎어지지 않으려서 봉을 살짝 붙잡았는데 오른팔에 힘이 잘 들어오지 않으면서 어깨 앞쪽에 부딪힘이 생긴 것이다. 찌릿하고 전기통하는 느낌이 들어 깜짝 놀랐다. 오른 어깨와 팔을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애쓰며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티셔츠를 벗으려고 하다가 다시 한번 제대로 긁히는 느낌이 들었다. 윽. 요리조리 움직여보려다 도저히 안되겠길래 뜨거운 팩으로 찜질을 하고 잤다.
자기 전 샘의 메시지.
"통증으로부터 배운다!!"
초등학교때, 중학교때 오른쪽 날갯죽지가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 갔던 생각이 났다. 늘 같은 부위였다. 최근에는 그 부위가 아프다고 생각했던 적은 거의 없었는데, 기억하는 한 항상 내 팔의 움직임이나 쓰임이 몸통과 조화롭게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팔과 관련한 시퀀스만 하면 팔을 이고지고 들고 있는 기분이 들어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오래 팔 레슨을 반복할 수 있는건지 신기하게 쳐다본 적도 있었다.
작년에 그룹 레슨을 들을 때 펠든크라이스에서의 촛대 자세를 하고 팔꿈치를 오른쪽으로 미는 동작도 떠올랐다. 흉골에서 이 움직임을 느껴봤을 때 왼쪽과는 반응이 달랐다. 왼쪽은 팔꿈치를 왼편으로 밀었을 때 흉골이 부드럽게 오른편으로 밀린다면, 오른쪽은 오른쪽 갈비뼈자체의 움직임이 오른팔과 연동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왼쪽을 따라 오른쪽에서도 비슷하게 해보라는 안내를 듣고서야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왼쪽으로 돌아누워 오른팔을 천장으로, 뒤로 뻗어내는 자세를 할 때도 팔과 오른갈비뼈가 한 세트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어 어떤 구간에서는 갈비뼈가 아프게 느껴지기 까지 했던 것도 떠올랐다.
어쩌면 오른팔을 쓸 때 늘 오른쪽 갈비뼈의 도움을 받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른 갈비뼈가 핸즈온 레슨을 통해서 새로운 위치로 가고 나니 팔은 덩그러니 남아 "그래서 나는 어떻게 움직이라고!" 외치는 지도. 오늘은 일어나서 천천히 팔을 움직여봤다. 날개뼈의 도움을 받아서 가보고, 팔이 갈 수 있는 만큼도 가보고. 통증이 나에게 여기를 좀더 알아가보라고 말해준다.
"나는 당신의 머리 통증, 속 쓰림, 미소 속에 숨겨진 말못할 슬픔입니다. 나는 당신의 열감, 차가운 손발, 초조함과 피로입니다. 나는 당신의 증상, 당신의 걱정거리, 불균형의 징후, 당신의 질병입니다.(..)나는 당신의 관심을 끌고, 당신의 품에 안겨 내 비밀을 밝히기 위해 왔습니다. 나는 당신의 건강과 온전함을 바라며, 그저 나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당신을 돕고자 합니다. 당신은 대개 내가 즉시 사라지고, 자취를 감추기를 바랍니다. (..) 대부분의 경우 저는 긴 교향곡의 음표일 뿐입니다. 간곡히 부탁합니다. 저는 때로는 불편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좋은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입니다. 저는 당신 자신의 여린 곳, 스스로를 연민과 정직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도하고 싶습니다. 제 겉모습 너머를 본다면, 제가 당신 영혼의 목소리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일상의 소소한 변화에 덜 걱정하라고 격려할지도 모릅니다. 관계의 유대와 상처를 탐구해 보라고 말할지도요. 더 관대하고 너그러워지라고, 혹은 상처받은 마음을 지키라고 일깨워줄지도 모릅니다. (..) 저는 당신의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나를 듣기 · 길잡이 김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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